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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개인물품(준비물) 발송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에 선발되면 생각보다 준비할 일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1년 동안 살아갈 짐을 준비하는 일이다.

 

극지연구소에서 짐을 언제까지 해당 주소로 보내라고 연락이 오는데

가볍게 생각했다가 막상 준비하려니 막막한 감이 있다.

 

여기서는 따로 택배를 통해 받기가 어려운 환경이다보니 이번에 보내지 않으면

캐리어에 싣고 가던가 아니면 포기해야한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캐리어에 개인 짐을 넣을 수 있는 양이 상당히 제한된다.

피복류를 택배를 통해 개개인이 지급 받는데 이를 개인 캐리어에 넣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무게가 상당한데.. 캐리어에 피복류를 다 넣고 무게를 측정하면 13~15kg 정도 나온다.

 

무게에 민감한 이유는 입남극 항공편 탑승시 1인당 캐리어(20kg) 1개 + 백팩(8kg) 1개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국 전 개인 짐을 준비하시는 거의 대부분 월동대원 분들이 무게 때문에 곤혹을 겪었다.

처음 짐을 캐리어에 넣고 무게를 재보니 32kg이 나와 절망한 대원 분도 계셨다..

내용이 점점 길어지는데 캐리어 관련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일단 개인물품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이드라인 식으로 파일을 준다.

이를 참고해서 준비하면 좋다.

 

간단한 예를 들면 생활용품은 기본적인 것들은 제공해준다.

(치약, 칫솔, 비누, 샴푸, 면도기, 면도날, 수건, 로션, 선크림 등)

 

해당 내용을 보고 수건을 지참하지 않은 분도 계신데 수건은 몇 장 넉넉하게 지참하는게 좋다.

그 외에 샤워타올이 없기에 챙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챙겨왔는데 지급해주니 걱정안해도 된다.

손톱깎기도 준비했는데 개인당 하나씩 지급해줬다.

빨래망도 그런 고민을 하다 챙겼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소소하지만 잘 챙긴 것 같다.

 

지금처럼..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아주 세세한 디테일한 부분들로 인해

개인물품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나는 그래서 그냥 마음을 비우고 여행을 좀 더 길게간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그래서 2주 정도 빨래 안하고 입을만한 짐을 준비했다.

비싼 옷도 좋지만 편하게 입고 거기서 버릴만한 옷들 위주로 많이 챙겼다.

공부할 책도 몇 권 챙겼다.

그렇게 하니 우체국택배 5호 사이즈(가로 48cm * 세로 38cm * 높이 34cm)로 2개 정도 나왔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조금 여유있게 준비한 품목들도 있고 아니면 내가 부족하면 빌려서

쓸 생각도 어느 정도는 하고 생각나는 만큼 준비했다.

월동대원 분들에게 따로 생일 선물을 챙기지 않았는데 다행히 이때 여유있게 준비한 품목들로 드릴 수 있었다.

(난방 기능 있는 보조 배터리, 휴대용LED, 충전 케이블 등)

 

 

이 개인물품을 발송하는 시기는 이번 남극세종과학기지 제33차 월동연구대의 경우는 2019.09.10 까지였다.

그래서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모두 그 시기까지 극지연구소로 짐을 보낸 것이 정기보급선을 통해서 들어왔다. 

나는 그 시기가 지난 후에 최종 합격하였기에 2019.11.08 개인화물을 극지연구소로 보내고 항공을 통해서 들어왔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특별한 케이스이지만 정기보급선과 항공 서로의 장단점이 있다.

 

정기보급선의 장점은 짐의 제한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짐의 크기 제한이라기보다 항공의 경우는 액체류 패킹이 불가하기에 개인 화장품, 술 등을 보낼 수 없다.

그리고 헬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보충제도 보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헬스 보충제는 포기하고 개인 화장품은 캐리어에 넣어서 들고왔다.

 

 

정기보급선의 단점은 2주 정도 사용할 개인물품을 캐리어에 챙겨야 한다.

2019.11.28 출국해서 2019.12.02 입남극한 뒤 2019.12.14~17 하역 작업을 하였다.

그 얘기는 빨라도 2019.12.17 이후에 개인물품을 찾을 수 있기에 짧게는 2주 넉넉하게 한 달 정도 입을 것들이 필요하다.

항공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2019.12.02 입남극할때 같이 들어오기에 나는 개인물품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근데 항공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같이 정기보급선을 통해 들어오는 걸 추천한다.

같이 들어오고 먼저 귀국한 분들 중 한 분이 항공에서 문제가 생겨 배를 통해 들어오게 되었는데

올해 5월에 받는다는 얘기가 있었다. 근데 코로나로 인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물품을 준비하면서 나는 항공으로도 특별한 불편은 없었는데

술, 담배를 개인적으로 챙기실 분들은 극지연구소 담당자 분과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

아마 담배는 가능해도 술은 액체류라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정기보급선을 통해서 보내는 경우는 술, 담배 제한이 없으니

본인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준비해서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여기 계신 분들도 담배 250만원어치 사서 가신 분도 계시고 하루 1갑 핀다고 하면 400갑 정도 되니

넉넉하게 준비하시는 게 좋다.

 

술은 어느 정도 제공해주는데 주로 대중적인 것들이니 본인이 좋은 날 먹고 싶은 양주나 특이한 술은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데스크탑이나 모니터, 스피커, 키보드 등을 챙기실 분들은 꼭 이때 챙기시길..

노트북도 부피가 크고 9월~12월까지 안써도 괜찮다 하신 분들은 넣으셔도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출국 1주일 전에 새로운 노트북을 받았는데

노트북 본체만 2kg 중반 생각했는데 충전기가 2kg이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에 무게 줄이느라 고생했다.

 

 

 

우체국 국제항공우편물 발송불가 품목 / 극지연구소에서 발송불가 품목과 조금 다르니 참고하시길

(2020.05.20. 추가) 우체국에서는 해당 품목들은 국제항공으로 택배가 안되니 사전에 미리 보내는 것이 좋다. 

그 외 품목들도 나중에 보낼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택배비가 비싸니(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10만원은 생각해야함)

꼼꼼하게 보내야 추가 지출을 막을 수 있고 종종 택배 내용물로 문제가 되어 못 받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항공으로 보내면 도착하는 비행기에서 캐리어 내릴때 같이 내려서 소형선박이나 고무보트에 싣고 온다.
원래는 지금처럼 배가 와서 하역 작업을 한다. 개인물품은 배에 실려있는 컨테이너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