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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출국 준비

합격 후 발대식, 소양교육, 극지적응훈련, 직무교육, 개인물품(준비물)까지 한 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출국 준비를 했다.

 

11월 초 캐리어와 기타 물품들이 온다.

 

운동복 상하의, 운동화, 백팩, 내피 상하의, 외피하의, 방한모, 바라클라바, 멀티스카프, 방한장갑,

스패츠, 고글, 안전화, 방한장화(등산화), 작업복 및 기타 등등 모두 캐리어에 담겨 택배로 온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들어 있어서 신기하고 대부분 지급(외피상하의, 방한상의는 반납)이라

기분이 좋았는데 출국 전 캐리어 무게 제한이 20kg라고 들었기에.. 좌절했다.

왜냐면 캐리어를 포함한 해당 무게만 14kg이었다.

그 얘기는 캐리어에 이제 6kg 밖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지연구소에서 보내준 안내문에 출국시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시 꼭 필요한 물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품은 정기보급선으로 발송하라고 적혀있다.

그러면 짐을 전부 보낼 생각을 할 수 있겠는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12월 초에 도착해서

정기보급선으로 하역 작업을 하는 기간이 있으니 약 1달 정도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개인 캐리어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캐리어 무게에 민감하게 된다.

아마 출국하시는 월동연구대 분들 단체 채팅방에 출국 전날

무게로 인한 애로사항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제공해주는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를 캐리어 6kg에 넣긴 불가능에 가깝고..

그나마 백팩이 8kg 된다고 하여 여기에도 무게에 맞춰 최대한 채웠다.

그렇게 캐리어 20kg에 백팩 8kg을 채우고 남은 짐들을 보고 고민을 하던 중에

다행히 캐리어가 23kg까지 된다고 하여 더 채울 수 있었다.

(칠레까지는 23kg가능, 입남극시 20kg제한으로 알고 있었는데 확인해보시고 23kg로 진행)

거기에 간단한 휴대품은 무게 미합산으로 된다고 하여 카메라 가방도 따로 들고 갈 수 있었다.

 

 

출국시 기준으로 정리하자면

위탁 : 캐리어 / 23kg

기내 : 백팩 / 8kg 

간단한 휴대품 : 가로 35cm * 세로 20cm * 높이45cm / 무게 미합산

 

 

무게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있었는데 나는 안전화를 캐리어에 넣지 않고 신고 출국했다.

작업복을 입고 출국하신 분도 계시고, 휴대품에 무거운 것을 많이 옮기신 분도 계셨다.

 

 

일단 개인 짐은 여기서 마무리를 짓고

 

그 외에 추가로 준비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치과 검진이다.

월동기간 중에 치통으로 인한 문제가 종종 발생하므로 출국 1달 전에 치과 검진을 받고

극지연구소에서 제공해준 치과 검진 양식에 맞춰 서류를 받으면 된다.

 

이건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다보니 출국 1달 전부터 1주일 전까지 제출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1달 전에 미리 받는게 좋다.

신체검사시 가천 길병원에서 치과 검진을 받았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10일 정도 전에 치과 검진을 받았는데 해당 치과에서 사랑니가 하나 있는데 뽑는게 좋을 것

같다고 이게 썩으면 어금니도 같이 썩을 수 있기에 해당 치과에서는 뽑지 않으면

극지활동에 적합하다는 소견(1년 동안 치과 검진을 안해도 된다는)이 어렵다고 하여 뽑기로 했다.

 

뽑고 나서 1주일 뒤 다시 실밥을 풀고나서 남극세종과학기지에 있을때도 계속 불편한 감이 있어서

처음에는 괜히 뽑았나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뽑길 잘한 것 같다.

당시 뽑기로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들은 얘기인데 전 차대 대원 분 중에 한 분이 치통으로 인해

월동 생활이 너무 불편해서 그냥 이빨을 뽑았다고 한다.

 

 

 

그 외에 준비하는 사항은 아무래도 외장하드를 든든하게 채우는 것이 좋고

개인적으로는 드론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현재 드론으로 찍는 대원 분이 계신데 완전 신세계다.

쓰시는 장비는 200만원 정도 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같은 브랜드 모델 중 비슷한 성능에

저렴한 모델도 나와서 100만원 초반에도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내가 알고 있었으면 사서 갔을 것이다.

물론, 드론을 날리기 위해서는 항상 사전에 신청을 해야한다.

그래도 날씨 좋을 때 한 번 촬영한 결과물을 보면 만족 할 것이다.

 

 

그리고 준비해야 할 것은 개인적인 부분들이 많은데

공인인증서와 신분증은 가족에게 하나씩 보관하도록 하는 편이 좋고

인터넷뱅킹이 매우 어려운 환경이니 텔레뱅킹도 신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참고로 여기서 인터넷 뱅킹은 진짜 최악이다.

다양한 은행이 있을텐데 그 중에 최악은 농협이다.

월동대만 있는 현재도 평소에는 거의 불가능하고

당직때 마음 먹고 하루 종일 시도해도 안 될 때가 많다..

 

내 급여 통장이 농협인데 어렵게 어렵게 접속해서 수수료 나가더라도 자동이체 걸어놨다.

그게 정신 건강에 좋다.

여기서 인터넷 뱅킹을 여러 군데 써봤는데 그 중 제일 나은 것은 카카오뱅크다.

이게 그나마 쓸만하다. 안 쓰시는 분이라도 일단 카카오뱅크 통장은 만들고 오시길.

 

 

11월 초에 온 캐리어와 기타 물품들. 캐리어가 28인치이기에 부피가 상당하다.

 

 

출국 전 무게에 맞게 준비한 짐들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를 수 있기에 참고용으로만 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