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극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개인물품(준비물) 필요한 사항 총 정리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에 합격하셨다면 이전 글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개인물품(준비물)은 택배를 통해 극지연구소로 보내고 나머지 물품들은 직접 캐리어와 백팩에 넣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는 대략적으로 알겠지만

실제 월동대원 분들이 어떠한 개인물품들을 가지고 가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번 33차 월동대원 분들은 18명 중 대장님을 제외한 나머지 17명은 처음 월동하는 분들이다.

그래서 아무리 준비를 잘 했다고 하더라도 정보 부족으로 인해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다른 차대 월동대원 분들도 월동을 하신 분에게 초면에 사소한 것 하나하나 문의하기도

어려울 수 있으니 이 글을 참고하여 조금이나마 질 높은 월동생활을 했으면 한다.

 

 

 

 

필수품

 

1. 선글라스 최소 1개

자외선이 강하므로(스키장 생각하면 된다. 햇빛이 흰눈에 반사되므로) 

본인의 눈 건강을 위해 최소 1개는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시력이 안 좋은 분들은 시력보정한 선글라스를 준비해야하는데 가격이 꽤 비싸다.

 

 

2. 양말 최소 15개

1년 동안 본인들이 생활하면서 쓰는데 1주일치를 가지고 왔다가는 생각보다 금방 낭패를 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지금 6개월 정도 월동을 했는데 양말이 벌써 4~5켤레는 구멍이 났다.

양말은 20켤레 이상 있는게 좋을 것 같다.

그러므로 최소 보름치 정도는 준비하는게 좋다. 많으면 부족한 월동대원 분들 나눠주면 된다.

나도 32차 월동대원 분이 인수인계하시면서 넉넉하게 가져왔다며 새 양말 몇 켤레를 선물 받았다.

 

 

3. 상하의 최소 7벌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분이라면 뭐 이보다 적어도 가능할텐데

그래도 7벌 정도는 있어야 운동용, 취침용, 작업복 안에 입을용 등등 다양하게 쓸 수 있다.

 

개인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분은 얇은 옷을 여러겹 입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그래서 실내에서는 반팔에 저지도 종종 입고 짚업후드도 종종 입는다.

근데 의외로 두꺼운 바지나 두꺼운 옷은 잘 안 입는다.

주로 실내에서 있으면 사계절용 바지가 편하다.

 

월동대원 분들 중에 비싸고 좋은 옷을 입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여기선 그냥 저렴한 옷을 사던가 아니면 입고 버릴 옷들을 골라 오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좋은 옷을 입기에는 아깝다. 보여 줄 사람도 없고..

 

 

4. 반바지 최소 2벌

생각보다 반바지를 입을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꽤 입는다.

운동할때도 입고 생활관에서 돌아다닐때도 입는다. 그러다보니 최소 2벌은 필요하다.

운동 좋아하시는 분이면 2벌은 부족할테니 좀 더 넉넉하게 가져오시길.

 

 

5. 슬리퍼 1~2켤레

생활관에서 쓸 슬리퍼 1켤레와 사무실에서 쓸 슬리퍼 1켤레 총 2켤레는 필요하다.

근데 많이 가져 올 필요도 없다. 공용으로 쓰는 슬리퍼도 있으니 그거 쓰면 된다.

그러면 안 가져가도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좀 예방 차원이다.

 

 

6. 하복 최소 2벌

귀국할때 경유하는 국가들이 대부분 여름 날씨이기에 하복은 있으면 좋다.

난 지금 운동할때 쓰고 있다.

 

 

7. 핸드폰(휴대폰) 최소 1대

핸드폰(휴대폰)은 모두 가져갈테지만 혹시나해서 남겨놓는다.

개인적으로 KT나 KT알뜰폰으로 개통한 1대와 여분으로 공기계 1대를 추천한다. 

아직까지는 현재 월동대원 분들이 잘 쓰고 계시지만 액정이 깨져서

화면이 제대로 안나오는 분들이 있다.

급할 때 쓸 수 있는 공기계가 있으면 망가졌을때를 대비할 수 있다.

 

 

 

 

권장품

 

1. 개인 노트북 or 데스크탑

필수로 넣지 않는 이유는 사무실에 각자의 업무용 PC가 있기에

업무하는데 문제는 없다. 성능도 쓸만하다.

현재 월동하는 분 중에서도 PC를 가져오지 않으신 분이 계시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개인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나는 노트북을 가져왔지만 의외로 데스크탑이 괜찮아보인다.

가격대비 성능이 데스크탑이 훨씬 낫고 방에서 별로 이동할 일이 없다.

필요한 자료는 외장하드에 담아서 다른 컴퓨터에서 쓰면 된다.

 

 

2. 손목 시계

시계를 잘 착용하시는 분들은 뭐 익숙하겠지만

요즘은 핸드폰이 있어서 굳이 필요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근데 있으면 편하다.

매번 핸드폰 꺼내서 보는게 실내면 괜찮은데 야외면 춥다. 

여긴 바람이 많이 불어서 핸드폰으로 사진 몇 번 찍으면 추워서 못 찍는다.

그래서 손목 시계 있으면 중간중간 시간 보기 편하다.

난 군대 갈때 쓰는 싸구려 시계 하나 샀는데 쓸만하다.

 

 

3. 아이패드 or 갤럽시탭

난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쓰는 분들을 보니 부러웠다.

조회때 아이패드로 필기도 하고 인터넷도 PC보다 모바일이 이용하는

데이터가 적어선지 더 잘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왕 사면 거치대도 같이 사면 좋다.

거치대에 고정하고 침대에 누워서 이용하시는 분도 있다.

 

 

4. 외장하드(빈 외장하드보다 영상, 음악 등 저장해서 가져오는게 좋다)

나는 기존에 쓰고 있던 외장하드를 들고 왔는데 기지내 생각보다 자료들이 많다.

영화나 드라마 등 오래되었어도 볼 것들이 꽤 있는데

그 자료들을 백업하기보단 현재 월동대원 분들 사진들을 백업하는 용도로 생각한다.

나는 핸드폰으로 찍는데 카메라로 찍으시는 분들 보면 사진 용량이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새 외장하드 하나 사서 담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가져온 자료는 서로 공유하면 좋다.

나도 겹치는 자료가 많아서 나중에 시간될때 정리해서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보셨다.

 

 

5.  드론

굳이 드론이 필요할까? 생각할 수 있는데 있으면 좋다. 정말 좋다.

날씨 좋고 바람 없는 날 여기서 드론 날린 영상 하나 보고

나도 살껄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물론 그 드론이 200만원 정도 하는 건데.. 생각했던 드론보다

영상도 좋고 휴대성도 괜찮아서 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 플스, 위 등등 게임

모니터를 챙겨와서 방에서 플스를 하는 대원 분이 계신데

한 번 구경삼아 해봤는데 재밌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동안 못해봤던 게임을 가져와 끝판까지

깨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7. 영양제

극지연구소에서 종합비타민을 비롯한 기타 영양제를  지급해주는데 그 양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내다보면 중간에 영양제가 떨어진다..)

그래서 본인이 챙겨먹는 영양제가 있으면 그건 챙기는 게 좋다.

 

 

8. 화장품(스킨로션 등)

스킨로션, 썬크림을 지급받긴했는데 나는 내가 가져온 것을 주로 이용했다.

아무래도 화장품은 본인에게 안맞으면 피부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것을 사서 쓰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9. 개인기호품(술, 담배 등)

여기서는 무언가를 구입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담배도 1년치를 챙겨가고

술도 먹고 싶은 취향의 술이 있다면 챙겨가는 게 좋다.

그리고 안주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챙겨야한다. 

우리 차대에선 육포를 가지고 온 대원 분이 계셨는데 인기가 좋았다.

 

 

10. 월동대원 생일선물

1년 동안 생활하니 모두 생일이 한 번씩 돌아간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선물로 드릴만한 게 있으면 드렸는데

아무래도 따로 준비를 한 게 아니다보니 많이 아쉬웠다.

 

 

11. 핸드폰 or 카메라 삼각대

생각보다 사진을 찍을 일이 많다.

펭귄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찍을때 쓰기도 하지만

작업 사진을 찍을때 필요하다.

업무한 것을 기록하는데 사진이 있어야 도움이 되기에

나는 주로 같이 작업하는 모습을 찍곤했는데

막상 혼자 작업하는 것을 찍을때 많이 불편했다.

그래서 작업할 때 주변에 누군가 있으면 사진 좀 찍어달라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대원 분들 중 한 분은 휴대용 삼각대가 있으셔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걸 이용해서 작업 사진을 찍으신다.

나도 핸드폰 삼각대가 있는데 휴대용으로는 불편해서 맘먹고 사진 찍을때 쓴다.

삼각대로 제일 뿌듯했던 때는 은하수를 찍었을 때였다.

 

 

 

갤럭시S10으로 찍은 남극 은하수(2020.05.23.)

 

 

별이 가득한 남극의 밤. 직접 보면 훨씬 더 이쁘다.